당뇨 -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당뇨병과 같이 큰 질환을 ‘선고’받았을 때는 왜 나에게만 이런일이 생기는가라는 자책과 원망이 생기게된다. 자책은 절망과 무력감을 낳고, 서서히 자포자기의 상태에 이르기도한다.
이러한 태도는 당뇨병은 치료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여, 미리 희망을 버리기 때문에 생기는 어처구니 없는 사태이다.
얼마전에 지인의 소개를 통해 내원한 어머니를 치료하였는데, 그 환자분은 본인의 상태보다도 30대중반의 젊은 아들 또한 당뇨병으로 진단을 받아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러면서 그 모든 원인이 당뇨병을 앓고 있는 어머니 본인의 책임으로 여기고 죄책감마저 더하고 있었다. 이러한 일들은 당뇨병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를 되짚어보는 것이 반드시 필요함을 알려주는 사례다.
우선 당뇨병은 불치병인가? 결론적으로 말하면, 당뇨병은 생활습관병으로 관리될 수 있는 질환이다.
심지어 많은 의료인이 적극적인 혈당조절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며, 경험이 많지 않고 충분한 교육이 되어 있지 않다. 이러한 의료인의 인식부족은 환자에서 당뇨병 자체와 치료에 대한 인식부족으로 이어진다. 당뇨병이 진단되고 몇 년이 지나도 엄격한 혈당관리와 식사조절, 체중관리에 대한 중요성에 대해 잘모르고 있는 환자가 많다.
더군다나 대한민국사람들에게 흔한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신체 계측상의 특성으로는 비만기준으로 볼때 약 80%가 비비만형으로 나타나 서구인들과는 그분포가 거의 반대현상으로 나타나 있다. 즉 한국사람들은 서구에 비하여 마른 당뇨병환자가 훨씬더 많다는 것을 알수 있다. 이런 특성에 의하여, 상대적으로 체중관리 및 식이 관리에 대해 오히려 등한시하려는 경향이 있을수 있다. 별로 뚱뚱하지도 않은데 왜 식이 조절을 하며, 왜 운동을 더해야하는지 반문하는 경우조차 있는 것이 사실이다.
1달전 즈음에 소문을 듣고 내원한 60대 중반의 남자 환자는 참으로 안타까운 사례이다. 아파트에서 경비직을하면서 수면시간이 매우 불규칙했으며, 더구나 식사시간마저 들쑥날쑥하고, 근무도중에 컵라면등의 간식을 하고, 때때로 회식과 음주까지 하고 있었다. 좁은 경비실에서 갑갑하게 지내는 시간이 많고, 주민들에 대한 서비스 도중에 받는 스트레스도 무시할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러한 환자들에서, 직업을 바꿀수 없다면, 생활을 바꾸는 것이 제일 큰 치료가 될 것이다.
다시한번 생각을해보자. 당뇨는 왜 나에게 생겼는가? 경고를 무시하고 방치하면, 죽음으로 인도하는 저승사자와 같은 존재일수도 있지만, 마음먹기에 따라서는 잘못된 생활을 바로잡으라는 고마운 경종일수 있다.
적게 먹고, 기름진음식을 피하고, 담배를 피지 않고, 술을 마시지않으며, 적당한 운동을하고, 일찍자고 일찍일어나고, 매일 혈당을 체크한다. 이 얼마나 건강한 생활인가? 누구나 하고 싶어하는 안빈낙도의 실천이며, 웰빙의 모습 그자체이다. 이러한 생황을 유지할수 있는 좋은 구실이 되는 것이 바로 당뇨이다.
당뇨병환자들은 대체로 본인의 질환을 숨기려는 경향이 있다. 예전에는 진급심사에서도 차별을 받았다는 얘기도 있을 정도로 사회적으로 인식도 좋지않은적도 있었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보면, 건강하게 살 수 있는 특권으로 활용할수도 있는 문제이다.
누가 무엇인가를 더 먹자고해도, 술한잔을 더 권해도, 편하게 앉아있는 생활을 하려고할 때, ‘아, 나는 당뇨병이 있어, 조심해야되’라고하면서 덜먹고, 더 움직인다고할 때 누가 그사람을 욕하겠는가?
이러저러한 이유에 의해 당뇨병이 생긴 것에 대한 한탄은 이제 접어두자. 이젠 당뇨인으로서 누릴수 있는 건강생활을 향유해보자.
당뇨병은 왜 생겼는가? 나에게 신선과 같은 삶을 살라고 초대된 고마운 동반자인 것이다.
한의학 박람회 홈페이지에서 ..인용한 자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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